이병률의 여행산문집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제목부터 오래 머문다. 멀리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시작부터 조용하다. 화려한 여행기가 아니라, 길 위에서 마주한 사람과 감정에 대한 기록에 가깝다. 책을 읽다 보니 여행지의 풍경보다 사람의 표정이 더 오래 남았다. 바다와 골목, 낯선 도시의 공기보다 그 공간 속에 서 있던 '사람'이 중심이 된다. 작가는 스쳐 지나간 인연들, 잠시 머물렀던 대화들, 설명할 수 없는 거리감을 담담하게 적어 내려간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여행 이야기이면서도 결국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람에게 다정하지만 동시에 쉽게 상처받는 마음에 대한 고백이었다.가까이 있지만 완전히 알 수는 없는 거리, 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