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김수영 『멈추지만 다시 꿈부터 써봐』 — 현실 앞에서 주저앉지 않고 다시 꿈을 적어보게 만드는 책

KangsuLab 2026. 3. 26. 23:45

김수영의 '멈추지만 다시 꿈부터 써봐'는 제목부터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보통 꿈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하면 무조건 앞으로 달려가라고 말할 것 같지만, 이 책은 오히려 '멈추지만'이라는 말로 시작한다는 점에서 더 마음에 남았다. 사람은 언제나 빠르게만 살아갈 수 없고, 누구나 한 번쯤은 멈추고 흔들리는 순간을 겪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등을 떠미는 책이라기보다, 멈춰 있는 시간조차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서도 다시 꿈을 떠올려 보게 만드는 책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꿈이 꼭 하나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었다. 책 속에는 저자가 적어 내려간 73가지 꿈이 등장하는데, 그것은 단순히 숫자가 많아서 인상적인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삶 안에도 이렇게 다양한 바람과 방향이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 깊었다. 우리는 흔히 꿈이라고 하면 하나의 크고 분명한 목표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삶을 살아가며 사람의 꿈도 달라질 수 있고, 커질 수도 있고, 때로는 새로운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꿈을 하나의 정답처럼 말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의 문제로 바라보게 만든다.

 

또 좋았던 점은 꿈을 말하는 방식이 막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상상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적고, 구체적으로 바라보고, 나중이 아니라 지금부터 내 삶 안에 조금씩 끌어오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책 전반에 흐른다. 특히 꿈 목록을 직접 적어 두는 장면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막연하게 마음속에만 품고 있을 때보다, 실제로 문장으로 적는 순간 그 바람은 훨씬 또렷해진다.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분명히 아는 것만으로도 삶의 방향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현실 때문에 원하는 것을 너무 빨리 포기해 버렸던 순간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누구나 살아가다 보면 형편과 시간, 주변의 시선, 스스로의 불안 때문에 마음속 바람을 접게 되는 때가 있다. 나 역시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는 말로 미뤄 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마음을 무조건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멈추는 시간도 인정하면서, 그렇더라도 다시 꿈을 적어 보라고 말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 억지스럽지 않았고, 오히려 현실적인 위로처럼 다가왔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꿈을 거창한 성공이나 화려한 결과로만 연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분명히 알고, 그것을 향해 한 걸음씩 움직이려는 태도 자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더 크게 남았다. 결국 꿈은 남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멋진 목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묻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이면서도 조금 더 개인적으로 진솔한 기록처럼 느껴졌다.

 

'멈추지만 다시 꿈부터 써봐'는 무조건 꿈을 크게 가지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현실 앞에서 주저앉고 싶어지는 순간에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써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멈춰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지금의 삶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 혹은 한때 분명히 품고 있었던 마음을 잊어버린 것 같을 때 읽어 보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만 살아가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라, 잠시 멈추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조용히 말해 주는 책이어서 더 오래 남았다.

 

※ 개인적인 독서 기록입니다.